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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요리, 맛집 story

노포(老鋪)를 찾아서, 김해 '대동 할매 국수'

'노포(老鋪)' 대대로 물려서 오는 점포, 즉 역사와 전통이 있는 가게이다라는 말씀.

얼마 전 김해 대동의 '백두산'을 다녀오면서 근처의 유명한 노포를 찾아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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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頭山'과 동명이산 김해 대동 '백두산'

김해 대동에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 동명 이산인 '백두산'이 또 하나 있다는 걸 아시는지요? 김해 대동에 있는 산의 이름이 왜 백두산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 중에는 '백두대간은 백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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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백두산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위의 링크를...

 

간판에서 보이는 '1959', 국수 한 가지로 오랜 세월을 버텨오셨습니다... 존경~합니다.

하지만 제가 막연히 생각해오던 '노포'의 이미지는 버려야 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제가 생각하던 '노포'의 이미지가 너무 빤했습니다.

빛이 바랜 간판에 미닫이 나무문, 허름한 인테리어 등등등...

텔레비젼이나 옛날 영화 촬영장 혹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나 봅니다.

제모습이 세련되어지고 반짝거리는 건 당연한 것이고, 다른 것들이 그리 되는 건 익숙치 않나 봅니다.

일단 뭐가 되었건 제가 상상한 '노포'의 이미지는 아니였습니다.

세련된 간판 깔끔한 실내, 하지만 좋았습니다.

많은 차들과 긴 줄을 보면서 방송의 힘을 실감합니다.

'백종원의 3대 천왕'과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에 나왔다고 하던데..

하지만 아무리 방송에 나와도 맛이 받쳐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봅니다.

반짝은 가능해도 다시 찾지는 않으니깐요.

메뉴는 단 하나 주문은 두 가지로 가능하네요.

보통과 곱빼기

빠른 회전율 때문에 기다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보통을 먹으면 왠지 억울할 것 같아서... 곱빼기^^

 

멸치육수가 뼈를 우린 곰국 물 같습니다.

멸치 곰국 물... 감히 멸치육수에다가 곰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네요. 

찐하디 찐한 멸치육수.

씁쓸하면서도 비릿하게 찐하게 올라오는 멸치의 깊은 맛.

앞서서 말했다시피 제 생각에는 곰국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중면 정도의 굵기의 면발입니다.

먹는 취향에 따라서 육수를 넣으시고 드시면 되겠습니다.

비빔을 좋아하시면 아주 쪼끔만 넣어시고...

일반적으로는 조금 육수를 적게 넣으셔서 자작하게 드신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흥건한 게 좋아서... 육수는 많이 넣었습니다.

한 사발 뚝딱 끝냈습니다.

육수를 욕심내어서 많이 넣었나 봅니다... 다음부터는 적당히.

 

잠시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어서 잠시 나눈 대화중에. 

노포의 이미지를 벗어서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변신에 대해서 사장님도 고민이 좀 있으신 것 같더라구요.

맛은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손님들이 오히려 못 따라오실 때가 있는 것 같다고.

그중에서도 육수를 담아내는 양은 주전자를 보온 포트로 바꾸고 싶으신데, 그렇게나 양은 주전자를 찾으신다고 하시네요.

굳이 양은 주전자로 가져다 달라시는 분들도 계시고.

양은 주전자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관리가 쉽지는 않습니다. 코팅이 벗겨지면 알루미늄이 산화가 되기도 하니깐요.

일일이 말씀드리기도 뭣하고, 말씀드려도 양은 주전자 아니면 맛이 안 난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시니.

그래서 지금은 다 바꾸지는 못하고 병행해서 서비스를 하고 계신다고 하시네요.

제가 생각해도 어려운 숙제 같습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오래된 단골들 같은 경우는 이미지나 느낌의 맛도 중요하니깐요.

시간이 되시면 한 번쯤 찾아보셔서 맛보셔도 좋을 오래된 맛집이라고 생각합니다.